🍴 주말마다 오는 고민, 오늘은 뭘 먹어야 잘 먹었다고 소문이 날까?
주말이 오면 가장 먼저 드는 고민은, 역시 식사메뉴가 아닐까 싶다. 평일동안 회사에서 힘든 시간을 견뎌온 나를 위해 주는 작은 보상, 맛집을 찾을 때는 누구보다 진지하게 자료 조사에 임하고 충분한 고민을 마친 후에 방문하고 있다. 각각 다른 위치에 있는 식당과 카페들이지만, 주말이 아니면 언제 이곳저곳 다닐 수 있으랴, 내돈내산으로 다녀온 세 가지 식당과 카페를 소개해드리고자 한다.
🍱 1코스: 동탄 센트럴파크 앞 '카츠오모이 센트럴파크점'
첫 번째로 소개드릴 곳은 동탄 센트럴파크 앞에 위치한 "카츠오모이 센트럴파크점"이다. 사실 카츠오모이라는 곳은 예전에 동탄호수공원에 데이트하던 중 동탄호수점의 후기가 좋아서 가보려고 했었으나, 오후 4시쯤이었는데도 불구하고 금일 재료가 소진되어 영업종료한다는 말에, 얼마나 맛있으면 저녁장사도 안 하고 재료소진이 가능하지?라는 생각으로 언젠간 가봐야겠다고 벼르고 있던 돈카츠집이었다.
돈카츠 광인으로서 1주 1돈카츠 이상은 해야 하기에 이번 주도 돈카츠 맛집을 찾던 찰나, 좀 더 가까운 곳에 카츠오모이가 오픈한 것을 확인하고는, 안 가볼 수 없다는 생각에 여자친구와 빠르게 차를 타고 센트럴파크로 이동했다. 깔끔한 'ㄷ'자형 테이블에 일행과 옆으로 앉는 형태로 자리가 구성되어 있고, 테이블 안쪽으로 사장님께서 돌아다니면서 요리하는 모습을 구경할 수 있다. 주문은 다음과 같이 진행했다.
- 프리미엄 등심 (15,000원)
- 등심 + 안심 (16,000원)
- 제로콜라 캔 (2,000원)
사실 여자친구와 나 둘 다 안심보다는 등심/특등심을 선호해서, 평소에 가는 돈카츠 집을 갈 때에는 등심류만 주문하지만, 처음 가보는 가게에서는 웬만하면 등심과 안심을 둘 다 시켜보는 편이다. 대부분은 그냥 등심만 시킬걸,,, 이라는 생각이 들지만, 가끔씩 등심보다 안심 맛이 월등히 좋은 돈카츠 집을 만날 수 있어서 두 가지 모두 포기할 수 없는 실정이다. 이 날은 운이 좋게도 우리가 갔을 때 마지막 프리미엄 등심이 남아서, 특등심, 등심, 안심 세 가지를 모두 맛볼 수 있었다.
프리미엄 등심은 요즘 많이 보이는 2세대 일식 돈카츠 집에서 먹을 수 있는, 평범하지만 맛있는 특등심 돈카츠였다. 사진 상으로는 좀 부셔진 부분이 보이지만 적당히 잘 튀겨진 후 레스팅이 되어서, 가브리살 부분과 등심 살코기 부분을 같이 먹으면 안에서 터지는 육즙과 고소한 맛이 꽤나 괜찮았다. 특히, 이 집에서 좀 다른 점은 같이 주는 기본 소금이 핑크솔트가 아니고 트러플 소금이었는데, 이 소금이 인위적인 트러플 향이 심하게 나지도 않고, 적당히 돈카츠의 느끼함을 잡아줄 정도의 맛만 내서, 고추냉이 올려서 같이 찍어먹으니 맛이 정말 괜찮았다.
일반 등심은 솔직히 말하자면, 조금 질긴 감이 없지 않아 있었다. 육색으로 봤을 때는 그렇게 오버쿡 된 느낌도 아니었는데, 그날 고기가 그런 거였는지 식감이 좀 강해서 먹는 동안 좀 오래 씹어야 했다. 좀 물리는 맛도 있어서 돈카츠 소스에도 찍어먹었는데, 소스는 아쉽게도 시판소스 그대로 나오는 것 같았다. 추가로 같이 나오는 샐러드에서 좋았던 점은, 유자 드레싱과 흑임자 드레싱 둘 중 선택하여 뿌릴 수 있다는 점이었다. 과일을 안 먹는 나는 흑임자 드레싱을, 여자친구는 유자 드레싱을 뿌려서 먹을 수 있었다.
근데 놀랍게도, 이 집의 하이라이트는 등심도, 프리미엄 등심도 아니었다. 등심 + 안심에 나온 저 자그마한 안심 두 조각이 카츠오모이의 필살기였다! 보통 우리가 안심을 선호하지 않는 이유는, 맛있다고 하는 집을 찾아가도 미디움레어로 익힌 안심의 특유의 뭉개지는 식감이 등심보다 불편할 때가 있었고, 식으면서 더더욱 뻑뻑해지고 느끼해지는 맛이 부담스러워서였다. 하지만 이 집의 안심은, 특등심과 등심을 먹느라 조금 식은 상태에서 먹었음에도 불구하고, 굉장히 고기가 촉촉하고 부드러웠고, 식감도 훌륭해서 먹는 내내 감탄을 자아내었다. 처음으로 안심을 단일메뉴로 시키지 못해서 후회가 남은 돈카츠 집이었다. 다음에는 꼭 안심 1개와 프리미엄 등심 1개를 주문해야겠다 다짐하면서 지도에 코멘트와 함께 저장하였다.
☕ 2코스: 광주 신현리 통창뷰 카페 '스멜츠'
두 번째로 소개드릴 곳은 분당 율동공원 쪽에서 태재고개쪽을 지나 광주로 오면 있는 통창뷰로 유명한 카페 "스멜츠"이다. 집에서 가까우면서, 통창뷰로 유명해서 인스타그램에서 사진으로 보고 저장해 둔 카페였는데, 강아지를 데려갈 수 없어서 저번엔 방문을 못하고, 루키를 두고 데이트하는 날 드디어 방문해 볼 수 있었다.
네비를 따라 엄청난 언덕을 올라와서 주차하면, 거대한 스멜츠의 입구를 걸어 올라갈 수 있다. 이곳이 유명한 이유는 위에 첨부한 엄청난 통창과 자연뷰인데, 아쉽게도 우리가 갔을 때는 눈이 내리지 않아서 이런 뷰는 감상할 수 없었다. 단풍시즌/폭설시즌에 더더욱 진가를 발휘할 듯한 통창과 자리였고, 다른 후기를 보니 여름/가을에도 푸르른 나뭇잎들이 풍성하게 통창을 꽉 채우는 게, 눈이 안 내린 겨울을 제외하고는 꽤나 볼만한 뷰를 보여줄 것 같다. 주문은 다음과 같이 진행했다.
- 아이스 아메리카노 (6,000원)
- 디카페인 스멜츠 크림 라떼 (8,000원)
- 쇼콜라 케이크 (8,000원)
- 브루키 (7,500원)
커피 맛은 특출나게 맛있거나 맛없다고 할 부분은 없었고, 크림 라떼는 얼음이 들어가 있어서 녹아서 밍밍해지기 전에 빨리 먹는 것을 추천한다. 처음에 시켰던 쇼콜라 케이크의 경우 비주얼은 괜찮아 보였으나, 맛이 푸석푸석하고 쫀득한 맛이 많이 부족했다. 많이 부서지는 질감의 케이크라 다음에 온다면 굳이 주문을 안 할 것 같다. 사진에 어렴풋이 보이듯이 눈이 안 온 황량한 겨울에는 뷰도 살짝 아쉬운 편이다.
통창뷰가 제일 잘 보이는 자리는 의자 등받이가 낮고 탁자도 낮아서 자세가 다소 불편한 단점이 있었다. 옆쪽 자리들이 대체로 책상도 높고 의자 등받이도 높아서 자리를 옮겼고, 쇼콜라 케이크의 아쉬움을 달래기 위해 브루키를 시켰다. 아무래도 생긴 걸로 보았을 때 브라우니 + 크로아상 + 쿠키를 뜻하는 것 같은데, 다행히도 이 디저트는 매우 맛있었다. 안쪽에 브라우니도 매우 쫀득했고, 크로아상도 겹겹이 잘 구워져서 식감이 괜찮았다. 급하게 먹느라 온전한 사진은 찍을 수 없었다.
뷰 하나는 정말 속 시원할 정도로 크게 볼 수 있게 해놨지만, 내부 인테리어는 트렌디한 편은 아니라고 느꼈다. 자주 갈 것 같지는 않지만 단풍시즌이나 폭설이 온다면 다시 한번 가서 뷰를 제대로 느끼고 싶다. 가보신다면 크루키류 디저트는 한 번 드셔보는 것을 추천한다.
🔥 3코스: 방이동 먹자골목 '별미곱창 본점'
마지막으로 소개드릴 곳은 잠실 롯데타워 근처 방이동 먹자골목의 터줏대감, "별미곱창 본점"이다. 송파에 살 때에는 꽤 자주 갔던 것 같은데, 다시 분당으로 이사 온 이후로는 송파 근처에 갈 때마다 차를 타고 가게 되니, 소주를 못 먹는 게 아쉬워 계속 못 가고 있었다. 하지만 더 이상 미룰 수는 없다는 생각에, 대중교통을 이용하여 잠실에서 데이트를 마친 후, 방이동으로 향했다. 대기하는 인원은 꽤나 많아 보였으나, 회전율이 좋아 20분 정도 대기하고 바로 입장할 수 있었다. 주문한 메뉴는 다음과 같다.
- 모듬곱창 2인분 (50,000원)
- 볶음밥 1개 (4,000원)
주문을 하고 기본 안주인 고추 송송 어묵탕을 먹으면서 기다리면, 안쪽에서 이렇게 미리 조리를 해서 냄비 채로 가스버너에 곱창을 올려주신다. 보기만 해도 혈관에 무리가 오는 것 같은 다소 공격적인 비주얼. 구성은 소곱창 + 막창 + 대창 + 염통에 부추와 양파, 콩나물이 같이 볶아져서 나온다. 2인분치고 굉장히 양이 많아 보일 수 있으나, 냄비가 산처럼 솟아오른 모양으로 생기는 착시현상이고, 양은 2명이서 딱 적당하게 먹을 수 있을 만큼 나온다.
20년 전통을 핫한 방이동 상권에서 계속 유지할 수 있는 이유는, 단순히 마케팅이나 입소문으로 날 수 없다는 걸 음식을 먹는 순간 깨달을 수 있다. 곱창, 막창, 대창 모두에서 잡내라고는 전혀 느껴지지 않는 고소하고 진한 맛을 느낄 수 있다. 함께 나오는 간장+고추송송 소스를 찍어먹으면 맛은 배가 된다. 곱창에는 곱이 꽉 차있고, 대창은 기름이 예쁘게 꽃처럼 피어 쫄깃쫄깃, 오동통통 소주를 절로 부르는 맛이다.
그 중에서도, 이 모듬곱창의 핵심은 막창이라고 생각한다. 비주얼만 봐도 알겠지만 수준급의 마이야르를 일으킨 것 같은 노릇하게 익은 막창은, 입으로 베어 무는 순간 바삭한 식감이 입 안을 감싸고, 바로 이어서 쫄깃한 식감이 왼손으로 소주잔을 들게 만든다. 느끼할 것처럼 보여도, 같이 나오는 파김치와 부추, 콩나물, 양파 등을 호로록 입에 집어넣다 보면 어느새 냄비는 바닥을 보이고 있을 것이다.
요즘 탄수화물을 자제하고 있어서, 웬만하면 고깃집에 가도 볶음밥을 참고 있는데, 이미 이 날은 다이어트와는 멀어진 날이었으므로 자연스럽게 볶음밥을 시킬 수밖에 없었다. 볶음밥 역시 다시 냄비를 가져가서 안쪽에서 조리를 해주신 상태로 다시 테이블에 오게 되는데, 앞서 본 곱창의 기름들을 봤다면 이 볶음밥은 초등학생이 와서 볶아도 맛있을 수밖에 없다는 것을 알 것이다. 양은 많아 보이지만 아까 말했던 대로 산처럼 올라온 냄비이므로, 생각보다 금방 먹을 수 있는 양이었다.
먹부림 세 곳을 다니면서, 조금 아쉬웠던 음식들도 있었지만 이 정도면 처음에 계획한 대로, 잘 먹었다고 소문날 정도로는 먹은 것으로 생각이 된다. 너무 잘 먹어서 집에 돌아와서 체중계 위에 올라가 보지는 못했지만, 곧 따뜻해지니까 운동을 많이 할 수 있다는 위로로 내 뱃살을 달래주기로 했다. 혹시나 위의 식당에 가실 분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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